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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우리 인간적으로

언제적인지 기억은 정확친 않지만 어릴 적 보물섬이란 만화잡지에 실린 허영만 화백의 만화가 있었다.
3부작인가 였던거 같은데 제목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린나이에도 꽤나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지 줄거리가 선명하게 남아있다.

전통 학춤을 계승하는 계승자 이강토(당연히!)가 주인공이었고 선대는 학춤의 명인. 조선사람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이 학춤의 열렬한 후원자는 일본의 고위 장교. 정기적으로 잊지않고 찾아와 격려하며 진심으로 학춤을 사랑하는 그에게 선대는 깊은 연대감마저 느끼지만 때는 일제강점기. 유일한 계승자인 강토는 선대를 대신하여 춤을 선보이던 때를 틈타서 그를 암살하려하는데..

아침, 눈비를 맞으며 버스에 오르다가 문득 어릴 적 보았던 만화가 떠올랐다.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자신의 예술을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 하지만 그 사람은 적. 

2010 동계올림픽, TV를 보며 생각해봤다. 모든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민족이라던지 국가라던지 인종이라던지 하는 필터를 걷고 요새 유행어대로 '정말 우리 인간적으로' 그 순수한 아름다움을 쿨하게 볼 수 있는 날이 올것인가.
아마도 그 날이 진정한 자주독립의 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