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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Happy birthday to me

갑자기 중학교시절이 떠올랐다.
다녔던 초등학교 근처에 새로운 중학교가 생기면서 친구들 대다수가 새로운 중학교로 진학했지만 난 집에서 좀 떨어진, 예전부터 초등학교 선배들이 진학했던 중학교로 진학했었다.
전혀 모르는 얼굴들. 13살 남자애들의 초반 기싸움. 누가 어디 짱이었네, 어느 학교애들이 쌈을 잘한다든지 하는 어린 수컷들의 신경전. 내성적이었던 나역시도 그랬던것 같다.
그러다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약간 삐딱선을 타기도 했다. 그럭저럭 처음으로 맞았던 수컷사회에 잘 적응했던듯 하다. 그러던것이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조금 이상해졌다. 수헙준비(연합고사)탓도 있었겠지만 키가 안자랐다. 같이 놀던 녀석들과는 반이 갈라지면서 좀 멀어졌고 그닥 녀석들과 어울리는게 좋지는 않았다. 그저 반에서 공부 좀 하는 키 조그만 녀석이 되었던 것이다.
당시 반엔 진학에는 전혀 관심도 없는 '날라리'들이 몇몇 있었다. 난 그녀석들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흔히 하는 말로 '저것들 커서 뭐 될라고 저럴까'싶었기 때문이었다. 그중에 한 녀석은 학기 초까지만 해도 꽤 공부를 잘했던 놈이었기 때문에 더욱 이해가 되질 않았다. 갑작스럽게 뿜어져 나오던 호르몬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난 키가 자라질 않았었다.
20살 무렵, 대학을 다디던 무렵, 동네서 마주친 녀석들은 하나같이 그냥 동네'양아치'들이었다. 아마 난 그들을 보면서 우월감을 느꼈었던것 같다. 왜냐하면 난 대학생이었으니까. 앞으로의 미래도 그들보다 나을것이라고 생각했다.

얼마전 그들 중 한녀석의 싸이를 우연찮게 들어간적이 있었다. 배불뚝이 아저씨가 돼버린 녀석은 .... 잘 살고 있었다. 가정을 꾸리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회인이었다. 머리도 벗겨지기 시작한 녀석의 웃는 얼굴이...무척 부러웠다.

새벽 3시. 35번째 생일날 첫 음식은 끊인 라면과 식은 밥이었다.
타국에서의 두번째 생일. 갑자기 중학교 시절이 떠오른 새벽녁.
Happy birthday to me.